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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노화 : 나이에 맞는 생활

노화 : 나이에 맞는 생활

 

노인 인구가 늘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의학계에서는 항 노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일찍이 한의학 서적에도 노화와 연관된 기록이 많은데, 이번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와 건강유지를 위한 양생에 대해서 알아보자.

황제내경에서 “20살이 되면 혈기가 왕성해지기 시작하며 힘줄이 더 자라기 때문에 걸음이 빠르다. 30살이 되면 5장이 완전해지고 힘줄이 단단해지며 혈맥이 왕성하고 충실해지기 때문에 잘 걸을 수 있다. 40살이 되면 5장 6부와 12경맥이 모두 왕성해지다가 정지되면서 피부가 거칠어지기 시작하고 화색이 없어지며 수염과 머리털이 희기 시작하고 기혈은 보통 정도로 왕성하면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앉기를 좋아한다. 50살이 되면 간기(肝氣)가 쇠약하기 시작하고 간엽(肝葉)이 엷어지며 담즙도 줄기 시작하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진다. 60살이 되면 심기가 쇠약하기 시작하고 근심과 슬픔이 많으며 혈기가 쇠약하기 때문에 눕기를 좋아한다. 70살이 되면 비기(脾氣)가 허약하기 때문에 피부가 마른다. 80살이 되면 폐기(肺氣)가 쇠약해져서 넋이 나가기 때문에 헛소리를 잘한다. 90살이 되면 신기(腎氣)가 마르고 4장(四藏)의 경맥도 몹시 허해진다. 100살이 되면 5장이 모두 허해지고 정신이 없어지며 형체와 뼈만 남아서 죽는다.”라고 했다.

 

이 구절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운이 성쇠(盛衰)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대략 40대부터 눈에 띄는 행동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50대부터 오장의 기운이 하나씩 쇠퇴해간다. 황제내경이란 책은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도가적 양생법에 관한 내용이 많은 책인데 자연의 변화에 적응해 사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계절이 변하면 사람도 그에 맞추어 살아야 하며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가 진행되면 생활환경이나 습관도 그에 맞추어 변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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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남 강가에서 *(62.5cm x 39.5cm 약11호) 수채화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사회를 보면 사람들이 점점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60대면 자타가 공인하는 노인이었으나 지금은 60대 어르신에게 노인 대접을 했다간 결례를 범하는 꼴이 된다. 그만큼 다들 젊어지려고 노력하고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 실제 나이보다 10살 어려 보이게 만드는 동안(童顔) 시술이 유행하고 각종 레포츠를 즐기며 젊은이들 못지않은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도 많다. 이렇게 젊음을 유지하려는 사회 풍조는 반길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의사 입장에서 일견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필자에게 진료를 받는 60대 중반의 한 어르신은 50대 후반에 마라톤에 빠져 지금도 전국의 마라톤 대회는 빠지지 않고 참가하신다. 그러나 마라톤 후에는 무릎과 발목의 통증으로 고생하시며 어김없이 필자의 한의원을 찾아오신다. 열정이 많으신 것은 좋지만 이정도면 운동을 넘어 관절과 근육에 무리가 갈 정도이니 건강상의 관점에서는 좋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 열린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에서 고령의 사망자가 발생한 일도 있었다.

필자에게 진료 받는 또 다른 어르신은 6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사업을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다. 그런데 이 분은 젊으실 때부터 애주가였던 관계로 아직도 일주일에 2~3차례는 과음을 하신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은 항상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음주는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 황제내경에서 언급했듯이 50대가 되면 이미 간장의 기운이 쇠약해지는데 이렇게 되면 간의 해독 능력도 떨어져 지나친 음주가 반복되면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앞의 두 환자 분 모두 누가 봐도 지금의 연세 같아 보이지 않고 건강하신 분들이지만 계속 몸의 나이를 무시하고 생활하면 큰 화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는 비록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큰 자연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조금 늦게 오거나 빠르게 오는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봄이 지나면 여름은 반드시 온다. 사람도 노화 현상이 진행되면 결국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조금 늦출 수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는 것이 노화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건강에서 만큼은 나이를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 말고 각자가 모두 자기 몸에 맞는 생활을 해야 한다. 관절이 좋지 않다면 등산이나 걷는 운동보다는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나 관절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좋을 것이고 체력이 떨어지고 피곤함이 심해지면 수면 시간과 휴식 시간을 늘려야 할 것이다. 위장 기능이 떨어지면 음식을 조절해야하고 음주를 줄여야하며 정력이 쇠하면 성생활도 금해야 한다.

노화라는 변화가 서글픈 일이기는 하지만 ‘마음은 젊게 하면서도 생활은 자기의 몸 상태에 맞추어 잘 조절하면, 좀 더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지 않을까’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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