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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약(補藥)의 개념

한약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약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또한 보약이라고 하면 흔히 알려진 십전대보탕이나 녹용과 같은 고가의 약재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보약이란 어떤 것일까? 글자 그대로 이야기 하자면 ‘보수하다’, ‘돕다’ 등의 의미를 가진 ‘補’약이므로 ‘허약해진 몸을 보충하는 약’이란 의미가 맞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허약’이라는 단어 또한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개념이라서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민간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허약하다’라는 말은 주로 다음의 세 가지 경우에서 많이 쓰인다. 첫째는 어린 아이들이 감기와 같은 잔병을 많이 앓을 경우 보통 체질이 허약하다는 표현을 쓴다(체질적인 허약). 둘째는 성인이나 노인들이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음에도 몸이 쉽게 피로하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을 때 허약해졌다는 표현을 쓴다(노쇠에 의한 허약). 또한 식사 양이 적고 먹어도 살이 잘 안찌며 그로 인해 살집이 적고 몸이 마른 사람들에게도 보통 허약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쓴다(형체의 허약).

 

위의 세 가지 경우는 모두 특별히 알려진 병명이 없고 건강검진에서도 큰 이상이 없다는 것을 전제한 경우이다. 만약 어떤 환자가 평소에 건강했었는데 장염을 앓아 밥맛도 떨어지고 설사를 해서 체중도 줄고 몸에 기운이 없어 하루 종일 누워 있다면 일시적으로 허약해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장염을 치료하면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이지 보약을 써서 치료하지는 않는다.

즉 일반적인 보약의 적응증은 질병이 나타나기 이전의 단계나 질병이 치료된 후에 후유증으로 몸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몸이 허약하면 질병을 앓을 확률이 높아지므로 아직 특별한 병이 없는 상황이라면 보약을 써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써서 증상을 치료한 연후에 다시 보약을 써서 원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 보약을 지으러 왔다는 분들과 상담을 해보면 만성적인 위장병이나 당뇨, 고혈압과 같은 성인질환 또는 비만 등과 같은 증상 또는 병을 앓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실 이런 분들은 기혈을 보충하는 보약보다도 증상과 병을 치료하는 처방을 내어주는 것이 그 사람의 건강이나 체력에 훨씬 도움이 된다. 즉 치료의 대상이 되는 증상과 병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환자의 몸에 맞는 치료약이 곧 최고의 보약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한약에서 보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대부분의 한약은 병이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구성된 처방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동의보감을 살펴보더라도 총 108개의 챕터 중에서 ‘허약’을 다룬 부분은 ‘虛勞’라는 제목의 한 챕터에 불과할 뿐이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각종 건강식품이나 십전대보탕, 녹용과 같은 약들은 특별한 병은 없지만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났거나 노화에 의해 체력이 떨어진 경우, 큰 병을 앓거나 수술 후에 몸이 극도로 약해진 경우에만 국한되어 쓰는 약이다.

만약 몸에 만성적인 질환이나 증상이 있으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몸이 허약해진 느낌이 든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체질과 증상에 맞는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2009.01.28.

이태형한의원장 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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