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0으로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가정이 자녀를 1명 내지 2명 정도만 가지게 됨으로 인해 출산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제왕절개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고 자연분만이나 수중분만과 같은 대체분만 방법이 도입되면서 산모들의 출산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오늘은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임신하는 방법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임신을 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생리를 고르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자궁은 글자 글대로 아이가 기거하는 방인데 생리는 이러한 자궁의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못하거나, 생리양이 너무 많거나 혹은 너무 적거나, 생리혈색이 맑지 못하고 덩어리가 많이 나오거나, 생리통이 있으면 모두 기혈의 상태가 고르지 못해 자궁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임신을 준비하기 전에 생리를 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남성 또한 양기가 미약해서 발기가 되지 않거나 정기가 박하고 맥이 미약하면서 껄끄러우면 양기를 보하는 약을 통해 임신을 준비해야 한다. 남성은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에 마음을 안정하여 성욕이 동하지 않게 하고 정액을 충실케 하여 성생활을 하면 건강하게 임신할 수 있다. 또한 평소에 씨앗류의 견과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정기를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  합궁을 피해야 하는 날

동의보감에 의하면 육십갑자를 따져서 丙日과 丁日(이는 육십갑자가 표기된 달력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음력 보름과 그믐, 초하루, 바람이 심하고 비가 많이 오며 안개가 자욱하고 몹시 춥거나 더운 날, 번개나 벼락이 치고 날씨가 흐려서 캄캄할 때, 일식, 월식, 무지개가 설 때와 땅이 흔들릴 때는 성생활을 피하라고 하였는데 미신으로 치부하기 전에 좋은 아이를 가지기 위해 노력했던 선조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므로 참고할 만하다.

◆  임신 중 꺼려야 할 것

임신 중에는 가급적 성생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는 감나무에 감을 메달아 놓고 밑에서 나무를 발로 차는 격이다. 또한 피해야 할 음식들이 있는데 개고기, 오리고기, 양고기, 비늘이 없는 물고기, 율무와 보리쌀, 생강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음식은 너무 배불리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잠을 자거나 누워 있어서는 안되고 전문가의 진단 없이 함부로 약을 먹어서도 안된다.

◆  출산을 안전하게 하는 법

임신 8~9개월에 성생활을 삼가지 않으면 기혈이 허약해져 난산을 하기 쉬우므로 이 시기에는 부부생활을 금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예전의 문헌 기록들에 의하면 잘살고 안일한 여자들에게 난산이 많다고 하였는데 이는 음식을 지나치게 먹고 몸을 움직이지 않아 기운이 막혀서 그러한 것이니 적당한 운동은 출산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 처방 중에는 산부의 해산달에 복용하여 순산을 돕는 것들이 있는데 주위의 동료 한의사들이 이러한 방법을 통해 순산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또한 골반이 지나치게 작거나 골반이 잘 벌어지지 않아 생기는 난산에는 음기를 보하는 처방을 써서 출산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태형한의원장 이태형.